스탠드업 코미디
시간을 달리는 노인네
스탠드업 코미디
2024. 11. 7. 21:41
여러분, 요즘 시간 참 빠르죠? 진짜 빠르게 지나가는 거 보면, 그 유명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그냥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고요. 요즘은 시간이 그냥 달리는 게 아니라, “시간 위로 날아가는 노인네” 수준이에요. 여러분도 지금 눈 감았다 뜨면 5년은 훅 지나 있는 기분 아니에요? 그리고 이게요, 소녀처럼 예쁜 것도 아니야, 얼마나 추해져 가는지, 아주 주름살은 더 깊어지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싶으면 바로 “주님 곁으로.” 아니 이거 달리고 있는 거야, 버스 타고 가는 거야?
핸드폰 보면서 딴청 피우다 보면 이게 또 무슨 퀀텀 점프를 하고 있어요. 뭔가 하려고 결심했을 때 이미 몇 시간 지났어요. “어, 오늘 저녁에 뭐 좀 해볼까?” 하면 핸드폰 보다가 이미 내일 아침이라니까. 세상에 이렇게 시간이라는 게 휙휙 가버리는데, 막상 보면 해놓은 건 없잖아요? 자, 여러분! 돌아보세요. 해놓은 게 있나요? ㅋㅋ 네, 여러분도 없다니까. 진짜 열심히 달리고 점프하고, 바쁘게 산다고는 했는데, 남은 게 뭐냐고요?
자, 어쩌겠어요. 마이 웨이죠. 여기까지 온 거 그냥 끝까지 가는 거예요. 언제 종점일지 모르는 거 알죠? 그냥 “다음 역은 종점입니다” 소리 들으면 어? 끝이네? 이러고 내려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