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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업 코미디

몸값 국수 한 그릇

스탠드업 코미디 2024. 11. 22. 16:41

여러분, 오늘 주제가 조금 무겁긴 한데, 그래도 한번 웃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해볼게요. 일본에서 생계형 성매매 이야기가 뉴스에 떴대요. 딱 들으면 가슴이 철렁하죠? 근데 그걸 보는데 옛날 일본 전국시대 때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잦은 전쟁 때문에 요시와라 유곽? 거기서 생계형 성매매가 얼마나 흔했냐면, 몸 파는 가격이 국수 한 그릇 값이었다는 거예요. 여러분, 이거 듣고 슬프죠? 그런데 저는 여기서 좀 다른 감정을 느꼈어요. 그게 뭐냐면... 아니, 국수가 그렇게 비쌌다고? ㅎㅎ 농담입니다.

아, 진짜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몸값이 떨어지는 것도 서럽지만, 내가 경쟁해서 간신히 판 돈이 국수 한 그릇 값이라니. 근데 국수마저 탕탕 울리는 수타면이라도 아니고, 그냥 대충 말아먹는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비참하지 않아요?

사실 저는 그런 인생 바닥 상황까진 아니지만, 진짜 궁지에 몰려서 나도 뭐라도 팔아야 하나 고민했던 순간이 있어요. 한 번은 대학 때인데, 친구가 "우리 주말에 알바 가자, 급전 필요하다며!" 하길래 그냥 무작정 따라갔거든요. 알고 보니까 그게 뭐였냐면 야식 배달 전단지 돌리는 일이었어요. 근데요, 이게 쉬워 보이죠? 한밤중에 아파트 돌아다니면서 문마다 꽂는데, 문제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이 얼마나 레이다가 좋은지, 막 스나이퍼 같아요. 돌아다니다가 딱 걸리면 바로 "야, 거기!" 이러면서 뛰어오는데, 도망치는 제 모습이 그렇게 비참하더라고요. 전단지 한 장 꽂고 국수 값도 못 번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너무 서러운 거 있죠.

결국 저는 전단지 다 버리고 친구랑 갈비탕집에 갔어요. 8,000원짜리 갈비탕 한 그릇 먹으면서 생각했죠. 그날의 결론은? 내 몸값은 최소 왕갈비탕이다. 여러분도 이런 마음 가지세요. 아무리 어려워도 자기 가치는 국수 한 그릇에 팔지 말자고요!

그래서 일본 이야기를 보면서 울컥했던 건, 국수 한 그릇이 아니고, 몸값을 존중해주자고 말해도, 내 인생도 어떻게 보면 아직 국수 값 수준인 건가? 이런 생각 때문이었어요. 근데 또 괜히 혼자 너무 슬퍼하다가, 아, 됐고 그냥 먹고 살자! 이런 마음으로 털어버렸습니다. 여러분도 힘든 일 있으면 갈비탕 한 그릇 먹으면서 이런 생각해 보세요. "몸값이 국수 한 그릇이었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살아 남았다! 아직 내 가치는 국수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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