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연애하다 보면 진짜 이해 안 되는 거 많지 않아요? 나는 최근에 개빡치는 걸 하나 발견했어요. 애인이 나를 좋아한대요. 아주 사랑한대. 근데 내가 좋아하는 건 못 하게 해! 아니, 나를 좋아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도 같이 좋아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최소한 허락이라도 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예를 들어, 내가 게임을 좋아해. 근데 애인이 게임을 싫어해요. 그래서 나보고 게임을 못 하게 해. 아니, 그럼 나는 뭐 어쩌라고? 사랑을 위해 내 취미를 희생해야 돼? 이건 뭐 “너를 사랑하니까 너의 자유를 없애줄게” 이런 거야?
근데 더 웃긴 거 뭔지 알아요? 지가 좋아하는 건 같이 하잖아요. 드라마를 좋아하면 나는 무조건 같이 봐야 해요. 처음엔 나도 좋지, 커플이니까 같이 하면 좋잖아. 근데 드라마가 16부작이야. 한 회에 70분이야. 그럼 나 1120분 동안 앉아 있어야 해. 아니, 1120분이면 내가 게임에서 레벨을 몇 개를 올리고, 월드보스를 몇 마리를 잡고, 아이템을 몇 개를 먹겠어요? 근데 나는 그걸 다 포기하고 지금 드라마에서 누가 누구한테 실망했는지, 삼각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있어야 돼.
그럼 내가 “나도 게임 좀 하자” 그러잖아요? 그러면 갑자기 분위기 싸해져. “그건 싫어. 혼자 해.” 아니, 나 혼자 하면 되잖아요? 그럼 나 혼자 한다고 하니까 “그럼 나랑 같이 있는 시간이 줄잖아.” …뭐? 그러면 같이 있되 게임을 하겠다 하면 “그건 싫어. 나랑 있을 땐 나한테 집중해야지.” …아니 그럼 나는 뭐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를 가둬놓고 조용히 널 바라만 보고 있으라고?
아니, 여러분, 이게 정상입니까? 연애가 사랑이야 감옥이야? 이럴 거면 “사랑한다”가 아니라 “수감한다”라고 해야지! “너를 사랑해”가 아니라 “너를 구속해”라고 해야지!
근데 나도 바보에요. 뭐냐면, 결국엔 게임을 안 하고 드라마를 봐요. “자기야, 저 사람 결국 바람핀 거야?” 이러고 있다고. 지가 나한테 세뇌를 시켜놨어. 결국 내 인생도 드라마가 돼 버렸다구요. 아니, 이게 연애야 세뇌야? 여러분, 우리 다 이렇게 살 거야? …어? 다들 이미 이렇게 살고 있다고? …그래, 그냥 조용히 드라마나 같이 봐요.